일본의 한 학교법인 이사장이 자국으로 피란을 온 우크라이나인들을 “난민 귀족”이라고 비난해 일본 사회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26일 아사히신문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군마현 마에바시시에 있는 학교법인 ‘닛폰아카데미’의 시미즈 마쓰미 이사장은 현지시간 24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우크라에서 일본으로 넘어온 학생들에게 학교 측이 애초 약속과는 달리, 학비 납부를 요구했다는 보도에 대해 해명하는 자리였다.
해당 학교는 일본에 온 외국인 노동자나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일본어를 가르치는 어학원과 전문학교 등을 운영하는 곳이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피란민의 신원보증을 서 주며 30여 명을 입학시켰는데, 일본에 온 시기에 따라 각각 △3개월 △6개월 △1년 동안 학비를 무료로 해 주겠다고 이메일 등을 통해 약속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 11월쯤, 약속한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도 학생들에게 학비를 내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미즈 이사장은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의 자립을 위해 입국 당시부터 아르바이트 자리 등을 소개해 왔다”밝며 “계약서는 따로 없으나 학생들에게 ‘무료 기간은 자립할 때까지’라고 설명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 학생은 집세나 세금도 지원받는데 이곳에 다니는 타국 학생들은 모두 스스로 돈을 조달하고 있다”며 “훨씬 부유하고 자립할 수 있는데도 더 지원하면 ‘거지’가 돼 버린다”고 말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 사람들에 대한 지원 상태를 논하자면 한마디로 ‘난민 귀족’”이라는 자평을 내놓았다. 심지어 “아주 성실하고 예의바른 이도 있지만 돈을 내지 않고 보답할줄 모르는 이도 있다”고까지 말했다.
일본 사회에선 시미즈 이사장의 부적절한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NHK에 “이미 일부 학생은 도쿄의 어학원으로 옮기거나 신원보증인을 바꾸었다”며 “러시아의 침략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피란길에 오른 학생들이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분노를 표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1년 전부터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까지 일본으로 건너간 우크라 난민은 약 2,300여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자체에서 시영주택을 제공하고, 적응 교육 등 다양한 지원을 해 주고 있으나, 문화적 차이 등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 청소년·청년신문 대학생 기자단 박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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