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청년신문

3.8중고생의거 65주년... 기억해야 할 진정한 3월 8일

편집부 | 2025.03.08 07:49 | 조회 39

 오늘 3월 8일은 '국제여성의날'로서 다양한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1921년 제2회 국제공산주의여성동맹 회의에서 3월 8일을 국제공산주의여성의날로 지정한 이후, 1975년 UN에서 이를 받아들여 '국제 여성의 날'로 기념한 데에 기인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도 2018년부터 이 날을 여성의날로 지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오늘은 또 다른 기념일도 함께 있는 날이다. 바로 '3.8 강원・충청 중고생의거 기념일'이다. 여성의날이 지정된 해와 동일한 2018년부터 우리나라는 이 날을 '3.8민주의거 기념일'이라는 명칭으로 국가기념일로 지정, 공포하였으나 언론의 주목도는 앞선 여성의날에 비하여 다소 낮은, 안타까운 상황이다.

 1960년 3월 15일 정・부통령 선거가 예정된 가운데, 선거 이전부터 이미 부정선거의 가능성이 확실시되던 상황 속에서 가장 먼저 2월 28일, 대구 지역 중고등학생들이 '2.28대구 중고생의거'를 단행하며 '4.19혁명'의 시작을 알렸다. 대구 지역 중고생들의 항쟁 소식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알려지며, 3월 8일에는 충청・강원 지역 중고생들이 대규모 의거를 일으키게 되었다. 오늘의 '3.8 강원・충청 중고생의거 기념일'은 여기에서 기인하는 숭고한 민주역사 기념일이다.

 이후 강원・충청 지역 중고생들의 항쟁에 자극을 받은 마산 지역 중고생들은 3.15 마산 중고생의거를 일으켰고, 이 과정에서 김주열 열사께서 폭력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을 거두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뒤늦게 발견된 김주열 열사의 시신은 중고생들의 항쟁을 더욱 크게 일으키는 기폭제가 되었으며, 4월 19일 서울에서 지금까지의 혁명 과정 중 가장 많은 중고생들이 운집하게 되며 중고생들이 일으킨 이 혁명의 이름이 '4.19혁명'으로 지정되게 되었다. 이후 4월 26일 이승만 정권은 몰락하며 4.19혁명은 중고생들의 혁명으로서 '한국 최초의 혁명'으로 역사에 남게 되었다.

  3월 8일 중고생 항쟁의 시작은 대전고등학교였다. 대전고등학교는 결의문과 6개조 결의사항을 3월 8일 오전에 발표하였고, 발표와 동시에 1,000여명의 재학생들은 시내로 나가 항쟁의 깃발을 올렸다. 아래는 그 결의문과 6개조 결의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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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와 진리를 사랑하는 우리들 대고 건아는 최근 일어나는 여러 가지 우리의 뜻에 배치되는 충남도 당국과 학교의 처사에 대하여 그 잘못을 깨닫고 조속이 학원(=학교)의 자유보장과 대고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도록 강력한 시정책을 강구할 것을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제1조. 학원(=학교)의 정치도구화를 배격한다.
 제2조. 자유로운 학생동태를 감시말라.
 제3조. 서울신문(=이승만 정권의 관변신문) 강제구독을 단호히 배격한다.
 제4조. 진리를 탐구하는 신성한 학원(=학교)에서 여하한 사회적 세력의 침투를 용납할 수 없다.
 제5조. 우리의 거사는 오로지 정의감과 자발적 의사에서 나온 것임을 밝힌다.
 제6조. 오늘을 기하여 거행함은 다만 학생들의 사기가 왕성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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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생들은 제1조를 통해 이승만 정권이 학생들을 정치적 관변세력으로서 조직하려는 시도에 대해 단호히 배격하였고, 제2조를 통해 이승만 정권에 반대하는 중고생들의 움직임을 밀정을 투입하여 감시하고 있던 당시 경찰당국을 비판하였으며, 제4조를 통해 이승만 정권에 의해 학교 내에 침투되는 극우・수구 선동가들에 대한 배격을 천명하였다. 마지막으로 제5조와 제6조를 통하여 '배후'가 학생 뒤에 있어 나온 것이 아닌, 오직 중고생들의 자발적 의사임을 크게 강조하였다.

 이후 대전 지역에서는 대전상업고등학교, 대전공업고등학교, 보문고등학교 등이 투쟁 대오에 동참하였으며, 충청과 강원 지역으로 확대되는 등 2.28대구 중고생의거 이후 중고생들의 저항이 전국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중고생들의 투쟁역사는 현대 한국 민주주의 성립에 큰 역할을 하였으며, 헌법 전문에 수록되며 6공화국의 헌법 정신으로까지 법제화되었으나, 실제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는 비중은 극히 낮은 것이 현실이다. 당장 중고교에서도 4.19혁명이 중고생에 의한, 중고생들의 혁명이었음을 제대로 교육하지 않는 실정이며, 관공서나 시민사회에서조차도 3월 8일을 기념함에 있어 여성의 날에 집중할 뿐 숭고한 민주투쟁역사인 3.8민주의거에 대해서는 조명하지 않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에 지금을 살아가는 중고생들이, 이 뜻을 계승하여 더욱 3월 8일의 의미를 되세김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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