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8월 5일) 국회는 필리버스터가 진행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방송법 개정안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신청, 이에 필리버스터를 제지하기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역 필리버스터'까지 포함되어 양당 국회의원들이 번갈아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찬성/반대 토론을 번갈아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 시각(오전 6시) 기준으로는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이 방송법 개정안 반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방송법 개정안이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중인 '방송3법 개정안'중 일부로서, 핵심 골자는 정치권으로부터 국영방송 3사(KBS, MBC, EBS)를 독립시켜 언론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이다. 현행 법률안은 방송 3사의 이사회 이사를 100% 국회에서 지명하는데, 국회 지명 비중을 줄이고 시청자위원회, 전문기구 등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이사를 추천받아 이사회가 정치권으로부터 휘둘리지 않게끔 하는 것이 골자이다. 또한 보도본부장 개인의 정치적 편향성에 따라 논조가 달라지고 타 성향의 기사들이 데스크에서 차단되는 일을 막고자, 보도본부장 임명 시 보도 분야 기자 과반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방송국 내부에서의 정치적 편향성 해소를 위한 조항 역시 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난 윤석열 정권 시기 시도된 방송 장악 등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하여 여야 어느 쪽이 정권을 잡더라도 방송국이 정치적 독립성을 띄게끔 하기 위한 목적으로서 해당 법안을 추진하였으나, 국민의힘에서는 이를 반대하며 필리버스터에 들어간 상태이다.
필리버스터란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로 풀이할 수 있는 영단어이다. 국회에서 과반 이상을 점하고 있는 다수당 혹은 연정세력이 해당 법안을 통과시키고자 할 때, 과반 미만의 소수세력은 이를 제지할 수 있는 절차적 방법이 전무하다. 이에 다양한 방식으로 '합법적인 틀 내에서' 해당 법률안의 가결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방해하는 모든 행위가 '필리버스터'에 포함되며 대표적으로는 아래와 같은 방법들이 존재한다.
1. 법률안 찬반 표결 전 이루어지는 찬성/반대 토론 발제에서 몇 시간~몇십 시간동안 발언을 이어가며 표결 투표 시간을 연기시키는 방법
2. 투표를 하러 갈 때 매우 느린 걸음으로 걸으며 투표 시간을 끄는 방법
3. 일부 국가의 경우 중대한 내용을 담은 법률안은 다른 법률안보다 우선하여 표결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러한 중대한 내용을 담은 법률안을 끝없이 발의시키며 막고자 하는 법률안의 표결 순서를 최대한 뒤로 늦추어 표결 자체를 연기시키는 방법
4. 특정 법률안을 심사할 때 유사한 다른 법률안이나 수정안 등을 합쳐서 비교해가며 하나로 안을 합친 뒤 투표하는 국가도 있는데, 이 경우 법률안 수정안을 수천~수만개 발의하여 논의 자체를 지연시키는 방법
이렇듯 합법적인 틀 내에서 이루어지는 의사 진행 방해를 '필리버스터'라고 칭하며, 과거 국회 내 난투극 등은 폭력을 수반하는 등 합법적이지 않기에 필리버스터로 분류되지 아니한다. 한 편 대한민국은 국회선진화법 제정에 따라 필리버스터가 법적으로 보장되었으며, 앞선 방법 중 '1번'에 해당하는 '무제한 토론'의 형태만을 필리버스터로 인정하고 있다.
한국 최초의 필리버스터는 1964년 박정희 정권 치하에서 일어난 김대중 당시 국회의원의 필리버스터였으며, 국회선진화법 제정 이후 '법제화된' 최초의 필리버스터는 박근혜 정권 당시 '정권의 개인 감시'라는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테러방지법 제정 시도를 막기 위해 2016년 더불어민주당이 시도한 필리버스터이다.
이렇듯 필리버스터의 본 취지와 과거 사례 등은 독재정권 및 권위주의적 정부의 폭압을 막기 위한 민주진영의 저항의 도구였으나, 최근 들어 국민의힘 및 그 전신이 되는 보수정당에서 필리버스터를 남발하는 일이 벌어지며 일각에서는 소수세력의 거대 기득권을 향한 저항이라는 필리버스터의 본 취지를 훼손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등 범진보권에서는 이에 항의하는 표시로서 '역 필리버스터'를 제기하여 국민의힘 의원과 같이 번갈아 무제한 발언에 나서며 '법률안 찬성 무제한 발언'을 하는 등 항의를 표하고 있다.
한 편 최초의 필리버스터는 미국에서 탄생하였으며, 1790년 미국 건국 초기 미국 수도를 지정하는 문제로 하원 내 대립이 격화됨에 따라 발생하였다. 당시 수도 후보지는 크게 두 곳으로서 필라델피아와 포토맥(현 워싱턴 D. C.)이었는데, 이에 대한 의견 차이로 인하여 일부 하원의원들이 각종 의사 진행 반대 기법을 쓴 것이 인류 역사상 최초의 의회 내 필리버스터로 기록되어 있다. 참고로 당시의 논쟁 결과 필라델피아를 10년간 임시수도로, 이후로 포토맥(워싱턴 D.C.)을 영구 수도로 하는 것으로 타협이 이루어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